About 2016
코리아 투모로우 소개

김금희 코리아 투모로우 대회장
유럽의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선거, IS등의 폭력적 종교전쟁,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 등 세계는 지금 서로 다른 가치의 충돌로 어느 때보다 시끄럽습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글로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소용돌이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중국과 사드 배치 문제로 동아시아의 역학관계가 복잡해 졌고, 북한의 도발 수준은 상식을 넘어 선지 오래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 한국 미술계는 어떠한가요? 2016년과 함께 시작된 각종 위작 논란 스캔들, 그리고 최근 문화융성을 위장한 정계의 스캔들에 한국 사회는 더욱 암담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2009년 한국미술의 저변 확대와 한국 작가의 국제 무대 진출이라는 뜻을 모아 시작한 ‘코리아 투모로우’ 역시 이 버거운 현실 속에서 예년보다 더욱 신중하게 고심하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큐레이터, 평론가, 작가와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주제와 작가를 선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한국의 단색화가 국제 무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오랜 기간 당당히 감내해온 세월 위에 한국적인 정신을 담아온 작가 분들이 있었고 이론적인 토대를 구축해 온 평론가, 그리고 세계무대에서 한 목소리를 내준 주요 갤러리스트들의 건강한 협력이 있었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단색화로 시작된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보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보다 폭넓게 지속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난 7년 코리아 투모로우 전시를 통해 한국 작가와 큐레이터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습니다. 그 열정을 이어나갈 신진, 중견 작가 분들을 재발견하고, 재해석하여 한국 미술의 외연을 넓히는 일에 코리아 투모로우 역시 기여할 것입니다. 자신만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세계화나 서양문화의 일방적 유입에 의한 수동적이고 단순모방이 아닌, 한국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미술계에 새로운 스토리를 던질 수 있는 한국 작가 분들의 용기를 코리아 투모로우는 응원합니다.
“한국작가들은 호기심이 많은데 비하여 자신감이 적은 것 같다. 그들은 서구로부터 배우려고만 하고 서구에 무엇을 가르쳐 주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백남준의 명성은 단지 테크놀로지의 완벽한 응용 만이 아니라 동양적 샤머니즘의 적극적 개입이 주효했다. 즉 국제 무대로의 진출이란 남을 배우는 것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고유성이 있어야 구현된다.” 뉴욕의 평론가 엘레노어 하트니가 한국 작가들의 ‘국제미술계 진출’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남긴 조언입니다.
새로운 가치는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오랜 시간 지속한 수 많은 소통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가치가 하나의 스토리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동참하고 힘을 실어 주었을 때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8회째를 시작하는 코리아 투모로우의 행보를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 창원조각비엔날레 2016 디렉터) – 정(靜)
정중동(靜中動)은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다는 뜻이니, 마치 수면은 잔잔하나 그 아래에는 격렬한 물살이 흐르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정(靜)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잔잔한 수면을 연상시키는 단색화와 관계가 깊다. 그와 더불어 회화 평면과 조각의 구조와 형태에 천착해 온 작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활동은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침착해 보이나 내면은 격렬한 창조와 투명한 예지로 가득 차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웨스턴 시드니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약 70여회의 국내외 전시기획을 했으며 제 1, 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제5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 제 3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제 1회 포천 아시아미술제 조직위원장 겸 전시총감독,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부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창원조각비엔날레2016 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건수 (전 월간미술 편집장 및 경희대 겸임교수) – 중(中)
‘중(中)’은 전통과 혁신, 침잠과 운동, 존재와 생성의 중간을 의미하며, 이 양자의 특성을 아우르고 교차시키는 중도적 대안을 제시한다. 개념적인 차가움으로 소수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보다는, 장인적 수고와 작가의 손맛, 개성적 체험과 인격적 수행의 과정이 들어가 있는 작품들로써 예술 작품 생성의 본래적 의미를 재고해보려고 한다. 그것은 붓의 길, 붓의 멈춤과 운동이 만들어낸 생각의 궤적이다. 붓의 생각을 담고 있는 그림들이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서울대학원 미학과를 졸업 후, 다수의 대학에서 예술철학과 미술이론을 강의했고(1994~2012년), 경희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2005년)했다. 1997년부터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에 수석기자로 기자직을 시작, 1999년부터 2013년까지 편집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의 마에스트로展>(2002년 금호미술관), <동양화 파라디소展>(2003년 포스코미술관), <한국중견작가10인展-달의 정원>(2008년 코엑스), <클리오 코스메틱아트展-클리오파트라>(2009년 가나아트센터), <LIG아트스페이스 개관전-산수닷인>(2012년 LIG사옥), <부산 비엔날레 특별전-비엔날레 아카이브展> (2014년, 부산비엔날레)등의 수차례 전시를 기획 했으며 한국현대미술 1세대 작가들의 작가론집 《토착과 자생》(2002년), 20인의 현대미술 대가들을 인터뷰한 《혼을구하다》(2010년), 15년의 미술세계를 회고한 미술산문집《Editorial》(2011년) 등의 저서가 있다.

대안공간 루프 – 동(動)
모 경제학자는 한국 사회를 특성을 이렇게 정의 내렸다. 정확성을 수반한 속도성, 성실성을 수반한 목적 지향성, 모방을 수반한 글로벌 창조성. 과거 세대는 속도성, 목적지향성, 모방성이란 사회적 사고의 범주 안에서 삶을 지탱해왔고, 21세기 현재의 세대는 세대들은 정확성, 성실성, 글로벌 창조성의 21세기의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며 혼재적인 환경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이러한 사회적 경험과 요구 아래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역동성을 창출하고 있다.
1999년 한국 동시대 미술의 새롭고 실험적인 흐름과 함께 홍대에 문을 연 대안공간 루프는 대한민국 1세대 대안공간으로서 그동안 미술문화의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들을 펼쳐왔다. 미래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 발굴 및 지원이라는 대안 공간 특유의 소임은 물론, 일찍부터 국내외 미술계와의 다양한 교류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동시대의 글로벌한 미술문화의 흐름을 알리는데 앞장서왔다. 특히 아시아의 대안적 미술문화 발전이라는 문제의식과 소명을 바탕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모색과 실천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왔다.